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중국 베이징 창핑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제18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여자 11회)는 WTF(세계태권도연맹)는 물론 조정원 총재와 양진석 사무총장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WTF는 2년 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17회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대회조직위원회와 대회를 치르는데 필요한 예산을 양측이 공동으로 노력해 확보하기로 했고, 예산 확보를 위한 기업의 협찬 방법 등 계획서를 대회조직위에 전달했다.

대회조직위는 WTF로부터 전달받은 계획서를 검토한 뒤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를 수용하고 대회를 통해 발생한 수익은 양측이 배분키로 했다. 하지만 대회가 임박했는데도 불구하고 예산 확보는커녕 자금난으로 인해 대회 운영 자체가 어렵게 됐다.

상황이 어렵게 되자 대회조직위는 그 책임을 WTF로 떠넘기고 대회가 한창 진행되는 도중에 손실금을 WTF가 보상하지 않으면 경기를 할 수 없도록 경기장 내 모든 전력을 차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이에 WTF는 대회조직위가 요구한 미화 19만 달러를 고스란히 지불해야 했다.

WTF는 이러한 문제가 지난 대회에 이어 이번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발생하지 않도록 대회조직위와 문서상 명확한 약속을 갖춰야 할 것이다. 물론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는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리허설 형식으로 치르는 대회라 중국 정부가 직접 지원하고 있어 이러한 점은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 하지만 매사에 신중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 

조 총재로서는 취임 이후 두 번째 치르는 세계선수권대회다. 이번 대회의 성패는 조 총재 에 대한 리더십 평가의 결정판이 될 전망된다.

그동안 WTF는 국제심판 부정비리로 인해 사무처 내부의 갈등이 심화됐고, WTF를 발전시키기 위한 개혁위원회는 문동후 전 사무총장을 중도 하차 시켰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전자호구를 착용해 경기를 치르고 여기서 발생한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는 전 세계 스포츠인들에게 전자호구를 선보이기로 했으나 이런 약속 역시 무산됐다. 게다가 WTF 본부 신축, 태권도사관학교 설립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이 모두가 조 총재의 리더십 부재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처럼 조 총재의 리더십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이번 대회가 다른 대회와 비교해 나쁜 평가를 받게될 경우 남은 임기 동안 업무를 추진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총장도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성패에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사무총장으로 선임된 지 100일 됐는데도 불구하고 사무처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무총장으로서 내부를 챙겨야 하는 우선순위를 버리고 WTF·ITF 통합논의의 실무자로 참가하는 등 외부 업무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또 각종 기자회견과 공식, 비공식 자리에서 조 총재를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도 맞았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해서라도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양 총장은 사무총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총회는 물론 이번 대회가 끝나는 시간까지 중심에서 모든 스태프를 진두지휘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그에 필요한 인력을 곳곳에 잘 배치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를 위해 85명의 심판을 선임했다. 종전보다 20여 명을 더 선임한 것이다. 판정에 문제가 발생하면 과감하게 해당 심판을 퇴출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이러한 의지가 관철되기를 기대한다.

김창완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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