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시험 때문에 수련을 한 주 쉬었던 이화여자대학교 태권도 동아리 이화태권 부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강한 여성이 아름답다”는 표어를 지닌 이화태권은 33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화태권 부원 과반수가 신입생인 만큼 태권도를 배우겠다는 열의가 가득하다.

신입부원 임경민(33기·경영학과)은 “태권도가 좋아서 이화태권에 들어왔다. 태권도를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현경(33기·인문과학과)은 “태권도를 배우는 것 이외에 인간관계를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응답했다.

훈련부장 김은정(31기·사회생활학과)이 신입생을 맡아서 가르친다. 수요일을 제외한 평일에 한 시간 반 동안 수련을 한다. 태권도를 배우지 않은 부원들이 많기 때문에 기본동작부터 시작한다. 이화태권에서는 겨루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품새도 함께 익힌다.

김 부장은 “부원들 개인마다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수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조금씩 실력이 좋아질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올해 이화태권 부장을 맡은 박서아(31기·광고홍보학과), 훈련 부장 김은정, 총무 문효정(31기·화학과)과 부원들은 목요일마다 북아현동도장(김천식 관장)에 직접 찾아가 태권도뿐만 아니라 도장의 다양한 수련 프로그램도 배운다. 북아현동도장과의 인연은 이화태권의 역사와 견줄 만큼 오래되었다.

박 부장은 “여자밖에 없기 때문에 실력이 낮은 부분도 있다. 하지만 부족한 부분을 도장에서 배울 수 있어서 좋다”며 북아현도장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화태권에서 1년에 가장 중요한 행사는 5월의 연무시범과 11월의 전국대학동아리친선태권도 대회이다. 이번 달에 열리는 연무시범을 준비하는 부원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박 부장은 “전보다 더 좋은 시범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하며 기술격파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방학 때 수련회를 가지 않는 대신 부원들은 학기 때처럼 학교에 나와 수련을 한다. 교내에 운동하는 동아리가 많기 때문에 수련할 장소를 확보하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부원들은 함께 땀을 흘리며 이화태권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항공대, 동국대, 서울교육대, 고려대와 교류를 하며 실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여자대학교에서 남자를 보게 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 하지만 이화태권에서는 텔레비전으로 태권도 경기를 본 적이 있다는 교환학생 남자부원을 만날 수 있다.

일본에서 온 엔도 코지(33기)는 “도복이 멋있어서 이화태권에도 들어왔다. 발차기를 하는 모습이 멋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온 해대붕(33기)은 “지난 학기에 이화태권에 들어오고 싶었지만 한국어가 서툴렀다. 이번이 마지막 학기이기 때문에 지금이 아니면 태권도를 배울 수 없을 것 같아서 합류했다”며 능숙한 한국어를 구사했다.

박 부장은 “지금 부원 그대로 유지되기를 바란다. 이번 달에 있는 연무시범을 잘 끝내고 부원들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가족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령선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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