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용인대학교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 17회 용인대총장기 전국남녀고교태권도대회 품새 결승전.

환성이 터지는 겨루기와는 달리 품새 결승전이 열리는 체육관 안에는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침묵과 긴장이 감돌았다. 경기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입을 앙다문 채 경기를 지켜보던 관람객은 환호를 질렀다.

품새에서 우승한 남고부 문진수(무원고3, 청지회), 여고부 석유경(리라컴고3). 동갑인 그들은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펼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금메달을 획득했다. 대회는 끝났지만 다음달 12일에 열리는 한국체대총장배 전국태권도품새대회에 출전을 준비하고 있는 그들을 만나봤다.               

문진수.

[무원고 문진수]

품새에서 우승한 남고부 문진수(무원고3, 청지회)는 청룡태권도장 강익필 관장의 지도를 받았다. 강 관장과 문진수는 사제동행(師弟同行)으로 강 관장은 제1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남자 단체부문에서 1위를 했다.

고교 1학년 때 처음 대회에 나갔던 문진수는 예선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맛봤다. 하지만 그는 “쓴 맛을 봤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3위만 전전하던 그가 1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 초심을 잃지 않고 연습에만 전념하고 여가시간에는 게임과 영어회화 공부를 한다.

- 결승전에 올라오기까지 힘들었던 경기와 우승 소감은.

“8강에서 선형모(전국태권도지도자회)는 잘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질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겼기 때문에 힘이 생겼고 경기를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우승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결승에서 이겼을 때 긴장이 풀려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부모님과 청지회 관장님들께 감사드린다.”

- 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움 점은 무엇이며 경기에 나가기 전에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동작을 부드럽게 소화해내는 것이 아직 부족하다. 관장님이 요구하는 부분을 제대로 못할 때 힘들지만 반복해서 연습한다. 연습을 할 때 실수를 많이 하는 편이기 때문에 실수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대회에서 메달을 많이 따고 싶다. 다음 달 경기를 위해 연습을 충실하게 할 것이다.”

석유경.

 [리라컴고 석유경]

종아리 부상으로 겨루기를 포기해야했던 상황에서 석유경(리라컴고 3)에게 찾아온 또 다른 희망은 품새. 작년 9월에 리라컴고에 품새가 신설되면서 배우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가 두 번째 참가라는 그는 금메달을 획득했다.

안준목 사범(26)은 “유경이가 고집이 있고 승부욕이 강하다. 품새를 뒤늦게 시작했지만 하려고 하는 의자가 강하다”며 우승을 기뻐했다.

그는 대학 진학 때문에 고민이 있지만 가고 싶은 대학을 정한 다음부터는 더 힘이 난다며 밝게 웃었다. 사진을 찍겠다고 말하자 수줍어했던 그였지만 셔터를 누르는 순간, 힘 있는 동작을 선보였다.  

초등학생 때 몸이 약해서 직접 도장을 찾아가서 배웠던 태권도. 지금은 국가대표선수로 활약하고 싶다는 꿈을 간직하고 있다.

- 품새 대회 출전 경험이 적기 때문에 경기를 할 때 어려운 점이 있었을 것 같은데.

“관중이 내가 하는 경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이 된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고 동작을 하다보면 관중의 시선이 느껴지지 않는다. 김송이(청해진품새선수단), 조세희(청지회)와 했던 경기가 힘들었지만 승리를 거듭할수록 메달에 욕심이 생겨 자신감 있게 경기를 펼쳤다.”

- 겨루기를 하다가 품새로 전향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겨루기는 득점만 하면 된다. 하지만 품새는 정확성과 표현력을 제대로 나타내지 않으면 감점이 있다. 품새를 하면 할수록 겨루기보다 더 어렵다. 겨루기에 미련이 남아서 힘들었던 시기에 선배들이 조언을 많이 해줬다. 지금은 품새를 조금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 오후 운동이 끝나고 개인 운동을 하는 시간에는 어떤 운동을 하는지.

“사범님이 지적해주신 부분을 반복해서 연습한다. 겨루기를 했기 때문에 하체는 강하지만 상체는 약한 편이다. 상체의 힘을 보완할 수 있게 팔굽혀펴기를 한다.”

- 우승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은.

“금메달을 딴 것 보다는 입상권에 들어가서 좋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할 것이다. 대학에 진학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대회에서 메달을 많이 따고 싶다.”

김령선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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