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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고] 동양무도의 정신성
  • 류병관 용인대 태권도학과 교수
  • 승인 2007.04.30 11:38
  • 호수 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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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동양무도들이 표방하는 정신성

동양무도의 수련은 학자들에 따라 발생동인이 다르게 해석되어지고 또 다양하게 통용되어져 왔다. 이것은 무술이 일차적으로 격투를 위한 기술에서부터 비롯되어 왔다는 대전제와 함께 군대무술의 일환으로 인식되는 한축에서부터 무술이 동물인 인간의 생명성을 강화하는 양생법의 일환은 물론 인간 심신의 동시 발달을 추구하는 몸의 수련으로 이해되어 지는 또 다른 거시적 축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게 혼재되어 왔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초기의 무술은 대부분 격투술과 군대 무술의 형태를 띠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승원(1999)은 무술이 근본적으로 격투술이며 따라서 자연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그 생존을 위해 필요로 했던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조옥형(1997)등이 중국무술의 기원이 고대 인류의 생산 활동, 전쟁, 종교, 오락, 교육 등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허건식,2002).

이러한 생각들은 사실 근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인식들을 종합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데 이것은 역으로 무술이 하나의 의도적 문화구조를 일관되게 진행시키면서 오늘날에 이른 것이 아니라 시대가 흘러갈수록 각기의 독창적 심신 문화로 구체화 되어 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筆者註 - 처음부터 어떤 정확한 수련 구조나 정신체계를 가지고 그것을 심화 발전시켜온 무도를 찾기는 힘들다. 무술(武術)?무예(武藝)?무도(武道)라는 개념의 변천도 그렇거니와 각 무도들의 모습들이 시대에 따라 다르게 조명되고 해석되기도 하고 실제로 같은 무술 안에서도 상반된 기법과 정신의 변화들이 드러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초기 과정의 무도 속에 어떤 정신성이 함축되어 있거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의도적 맥락들이 들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인류의 보편적인 문화들 속에 포함되어져 있다가 시대가 흐르면서 서서히 각 무도에 각기의 정신성이 내재되어져 왔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다 신체를 강하게 하고 그 신체를 이용한 격투기법들을 강화해 나오면서 수련 자체의 기법과 이론들이 구체적으로 체계화 되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언어로 기술되고 논리적인 설명이 이루어지기 이전에도 분명 함 목적적 가치를 지닌 가치들이 있었기 때문에 무술의 가치 자체를 시대적으로 구분하기는 힘들다.

태극권의 경우 태극권의 이론 체계를 수립하고 건강과 무술이 조화된 가치를 논리적으로 세운 것이 15대 진흠(陣?)조사 때의 일이라고 해서 그 이전의 태극권에는 그러한 가치가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筆者註 - 진씨 태극권의 15대 조사(祖師) 인 진흠(陳?)은 실제로 태극권의 모든 역사를 정리하고 이론의 체계를 수립한 사람이다. 실제로 진가구의 진씨들은 그가 가장 똑똑한 선조로 믿고 있었다. 그의 ‘陳氏太極拳圖說’은 나름의 원리와 독특한 체계로 이루어진 진식태극권 최초의 가장 훌륭한 모범교본이다.>

 陳?(2003). ?陳氏太極拳圖說? 一太原. 山西科學技術出版社.참조.

동시에 그 이전에 어떤 맥락과 가치가 숨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진흠의 해석을 빌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당호(唐豪)가 정리한 ‘중국무술사’가 옳든 그르든 가장 공식적인 해석으로 인정되고 논외의 역사들은 부정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당호(唐豪)는 중국무술의 역사를 정리한 무술 고증가(考證家)이다.

실제로 무술인 이었을 뿐 아니라 중국무술전반에 걸친 그의 고증을 통한 무술사 정리는 현재 거의 중국무술사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그의 고증과 제시한 사료들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뿐만 아니라 무술의 시대별 문화적 연결에 대한 이해 그리고 유사인물 혹은 동명이인(同名異人)들에 대한 다른 해석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찬(1992). '태극권 강좌'. 서울. 하남출판사. 참조

따라서 무술이 ‘무예’와 ‘무도’로써 구체적으로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시대적으로 재해석되는 경우를 감안한다면 무도는 그 본래의 가치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차이일 뿐 엄연히 드러나지 않았던 고유의 가치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이렇게 정신성이 구체화 되는 시기가 의미 있고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정신성이 내재해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성의 문제 중 하나는 그 무도의 수련이 진행될수록 구체적이고 특징적인 어떤 정신성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느냐? 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 무도를 수련하는 사람들이 공동으로 선정해 놓은 정신성을 수련과정에서 추구해 나갈 수 있느냐? 이다.

<筆者註 - 대부분의 무도들에서 나타나는 정신은 두 가지 특징적 형태를 띤다. 하나는 그 무도를 수련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얻어질 수 있는 정신적 산물을 강조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상징적 정신을 표방하고 그것을 추구하고 따르며 그렇게 만들어 가는 경우이다.>

현재 태권도의 경우와 같이 ‘태권도 정신의 정립’이니, ‘태권도 정신의 확립’이니 등의 용어들이 회자되고 있는 것도 후자 적 의미가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구분을 현재에서 논리적으로 추출해 내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데 있다.

1. 태권도에 나타나는 정신성

한국의 대표적인 무도이며 국기는 태권도다. 이것은 만 개가 넘는 도장 수, 5백만 유단자를 포함한 수련생 수 등에서 다른 무도를 절대적으로 능가할 뿐만 아니라 이미 우리나라의 10대 문화상징(culture identity)으로 선정되어 있는 가장 대표적인 문화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태권도가 표방하는 정신은 한국무도의 대표적인 정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태권도의 상징적 기구는 ‘국기원(國技院)’이다. 따라서 국기원에서 강조하는 정신은 가장 기준이 되는 태권도 정신이라고 볼 수 있다. 

국기원에서 나온 교본과 저서들뿐만 아니라 국기원 홈페이지에서 강조하는 글의 일단을 보면 다음과 같다.

“이러한 정신은 고대로부터 흘러 내려온 민족고유의 전통과 사상을 발전시켜 신라인의 국민정신으로 승화시킨 화랑도정신(花郞徒精神)과 맥락을 같이 하였던 것이다. 화랑도정신은 한민족의 정신적 지주인 선사상(仙思想)을 바탕으로 불교의 호국사상과 유교의 충효사상, 도교의 무언실행이 합류 되어 주류를 이룬 자주의 정신이며, 진취적 기상으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하나의 민족을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이다(국기원 홈페이지www.kukkiwon.or.kr ‘태권도정신’).”

국기원의 홈페이지는 태권도인들 뿐만이 아니라 일반국민 누구나가 볼 수 있는 공개된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국기원이 주장하는 태권도 정신의 정형화된 기준이라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강조하는 것은 ‘호국(護國)’, ‘충효(忠孝)’, ‘무언실행(無言實行)’이다. 이것은 태권도 정신의 원류가 이러한 사상들을 바탕으로 구체화 되어 왔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호국과 충효는 어떻게 보면 국기임을 강조하는 의례적인 표현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대부분의 전통무예들이 표방하는 국수주의적 표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전통무예를 표방하는 대부분의 무도들은 그 사상의 저변에 충과 효를 강조한다(김병태, 2005). 

류병관 용인대 태권도학과 교수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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