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이 무르익은 숭실대학교 대운동장 관중석. 평일 오후 4시 30분이면 도복을 입고 관중석 주변을 달리고 있는 숭실대학교 태권도 동아리 부원들을 볼 수 있다. 부원들의 훈련 준비는 남다르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이 되는 것. 1987년 창립된 태권도부는 1기부터 맨발로 수련하는 전통을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다.

숭실대학교 운동장에서 발차기를 하고 있는 유정모 회장(왼쪽)과 미트를 잡고 있는 남기환 부회장.

태권도부는 신입생뿐만 아니라 재학생도 들어갈 수 있다. 올해 태권도부에 가입한 1학년 황한의(21기, 법학과)는 “맨발로 뛰는 게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계속 뛰다보니 익숙해졌고 자유로운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훈련은 태권도부 부원 5명이 요일별로 나눠서 맡고 있다. 월-김지홍(18기, 환경화공학과), 화-김윤태(16기, 기계공학과), 수-최원석(16기, 기계공학과), 목-남기환(20기, 경영학부), 금-유정모(16기, 경영학부) 부원이 담당한다. 선·후배일지라도 수련을 하는 시간동안만큼은 사범님이라고 부른다.

올해 태권도부 회장을 맡은 유정모는 “훈련을 여러 명이 맡아서 하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개인마다 가르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일관성이 없는 부분도 있지만 다양하게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대답했다.

선·후배가 함께 참여하는 5월 창립제에서는 부원들의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겨루기를 펼쳐 태권왕을 뽑는다. 매년 여름방학에는 4박 5일로 하계수련회를 떠난다.

교내 해외봉사활동에 참가한 김진희(13기), 황순철(13기), 김건창(13기)은 몽골에 가서 태권도시범을 선보였다. 또한 한광석(15기)외 4명은 방학 동안에 정신지체장애인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했다.

교내에 실내체육관이 없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이면 비를 맞으며 수련을 하기도 한다. 태권도실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원들은 매트를 직접 제작한 보관함에 관리한다.

사진 원안은 숭실대 태권도부원들.

이주리(20기, 법학과)는 “여자가 많지 않지만 동기와 선배들이 잘 챙겨준다. 태권도를 시작한 다음에는 버스를 놓치지 않을 만큼 체력이 좋아졌다”며 “태권도부는 선·후배 관계가 돈독하고 동기애가 강하다”고 말했다.

휴학생 김규영(19기, 철학과)은 “도장에서는 프로그램에 따라서 훈련을 받지만 태권도부에서는 하고 싶은 것을 더 할 수 있어서 좋다. 자신감이 생겨서 좋다. 태권도를 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함께 해서 좋다”고 응답했다.   

태권도부에서 활동하다가 졸업한 부원은 졸업한 선배들의 모임인 ‘한울회’에 자동으로 가입하게 된다. ‘한울회’는 일 년에 네 차례 정기 모임을 가지며 선·후배사이를 돈독하게 이어주고 있다.

유 회장은 “육체적인 훈련과 함께 정신을 함양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회장을 맡은 만큼 부원들이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싶다”며 “다른 학교들과 교류전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서 부원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령선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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