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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끝’ 마을, 태권도로 즐거운 시끌벅적[도장탐방] 전라남도 해남군 땅끝 태권도장
  • 류호경 기자
  • 승인 2017.03.24 16:10
  • 호수 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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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해남군 땅끝마을 전경.

서울톨게이트에서 약 400km, 전라남도 해남군 해남읍 중심가에서도 30km를 남쪽으로 내려가면 대한민국 땅끝마을이 나온다.

백화점, 영화관은 당연히 없다. 도심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곳에 섬을 제외한 대한민국 내륙 최남단 태권도장이 있다. 이름도 걸맞게 ‘땅끝’ 태권도장이다.

‘시골에서 태권도장 해봤자 얼마나 하겠어?’라는 생각이 안들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땅끝 태권도장에 들어서면 편견은 금세 깨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15년, 땅끝 태권도장 양성대 관장(45)은 스승(이행복)이 운영해오던 태권도장을 새 단장했다. 고작 1~2명의 수련생, 이미 발길이 끊긴 태권도장을 전면적으로 변화시켜야 했다.

당시 스승 이행복 관장이 만류할 정도로 이곳에서 태권도장의 인기는 식을 대로 식었었다.

도장 인테리어, 수련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하나부터 열까지 손을 안댄 곳이 없을 정도였다. 주변 반응도 뜨뜻미지근했다. 귀향에 찬성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

양성대 관장.

양 관장은 “땅끝마을 인근에는 세 개의 초등학교가 있는데 학생 수가 도심과 격차가 커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다. 또 한 가지 어려웠던 점은 그 흔한 손가락 하트에도 수련생들이 쑥스러워 했다. 소극적이고, 의사표현이 개방적이지 않아 첫 소통이 쉽지 만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공공 체육시설, 안전한 놀이거리가 흔치 않은 이곳에서 땅끝 태권도장이 그 역할을 하게 되었고, 서울 한복판 태권도장과 다르지 않은 신선한 프로그램에 학보모들 역시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양 관장이 땅끝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데에는 몇 가지 방침이 있다.

그 첫 번째가 소통이다. 아무리 시골이라도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 간에 소통이 잦아들고 있는데, 태권도가 연결고리가 되는 자연스러운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

수련생 중에는 매일 섬에서 배를 타고 오는 초등학생도 있다. 어란진초등학교 어불 분교장 학생들인데, 전교생이 두 명이다. 그런데 전교생 두 명이 매일 배를 타고 태권도장에 온다.

땅끝 태권도장에서의 소통은 수련생들에게 가장 큰 매력이다. 그렇게 아이들이 한둘 모이기 시작하니 학부모들의 교류가 시작되었다. 이것이 양 관장이 추구하는 소통이다.

두 번째 방침은 속이 꽉 찬 태권도 수련이다.

양 관장은 “태권도장은 태권도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태권도를 통해 흥미를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해답은 태권도에서 찾았다. 아래막기가 무엇인지, 옆차기는 왜 수련해야 하는지를 지도하기 시작하니까 수련생들의 눈빛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땅끝 태권도장 수련생들의 발차기 장면.

실제로 수련을 엿보니 첫 입관한 흰 띠에게는 1개월 동안은 특별한 15분이 주어진다. 바로 관람이다. 유품자들의 동작을 눈으로 보며 수련한 동작이 왜 필요한지 알려주고, 동시에 양 관장은 동기를 부여한다.

총 7명의 중, 고등부 수련생은 태권도 지도법을 익힌다. 직접 수업을 진행하고, 가르치기도 하면서 ‘조기’ 지도자 교육을 받고 있다. 1995년 양 관장이 완도에 개관한 태권도장을 현재는 제자가 운영하고 있다.

365일 고려 품새만 반복한다면 똑같은 영화만 365일 상영하는 격. 시골에 태권도장이 있지만 수련 프로그램은 서울 한복판과 다를 게 없었고, 그저 ‘시골에 있는 태권도장’이 아니었다.

20년 만에 귀향한 양 관장은 이곳에서 지도자 생활을 마감할 생각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땅끝 태권도장도 제자들에게 물려줄 생각을 가슴속에 품고 있다.

“도심이라고 성공하고, 시골이라고 실패한다는 건 착각일 뿐이다. 전교생이 700여 명이 넘지만 수련생이 30명도 채 넘지 않은 도장도 있다.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馬)은 나면 제주로 보내라’는 옛말이 있다. 그러나 땅끝마을에서도 높은 수준의 교육으로 수련생들을 성장시키고 싶다.”

땅끝태권도장 수련생들과 양성대 관장(뒷줄 가운데).

해남군태권도협회 전무이사로 지역 태권도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는 양성대 관장.

양 관장의 목표는 태권도장 운영을 통해서 땅끝마을과 해남군 지역 발전에 일조하는 것이다. 아직은 할 일이 많다는 양 관장의 새바람에 기대를 걸어본다.

높이를 자유자제로 조절할 수 있는 풍선 타켓, 탈의실, 용품 가구 등 양 관장 손에 만들어진 땅끝 태권도장. 오늘도 우렁찬 기합소리와 웃음 때문에 땅끝마을은 시끌벅적하다.

류호경 기자  hk4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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