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태권도 황무지인 핀란드에 태권도를 개척한 사람이 있다. 핀란드에 태권도를 뿌리내리고 핀란드골프연맹 시니어 국가대표 선수까지 역임한 인물. 그는 바로 1960년대 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한 황대진 핀란드한인회 회장(65)이다. 그를 지난 7일 서울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
- 3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셨는데 오신 목적은?
“전주시와 산타클로스의 고향인 로바니에미와 자매결연을 추진하기 위해 방문했다. 호서대학교(충남 아산시)에서 매학기 1회씩이나마 강의를 하면서 핀란드 교류관계를 담당하게 되었다. 호서대학교에서 핀란드를 복지 모델로 선정해서 학생들에게 강의를 했다.”
- 핀란드에 처음 갔을 때 환경은 어땠고 핀란드인들이 태권도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땠는가.
“핀란드에 처음 갔을 때 교민도 없었고 태권도도 없었다. 처음에는 학교 체육관을 빌려서 시작했다. 가라테를 하는 사람들이 질투했고 외국인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아서 힘들었다. 하지만 한국인이 없는 곳에서 태권도를 널리 알리고 싶었다. 노력한 결과 1982년 핀란드 태권도연맹이 생겼다. 1명을 가르치기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나에게 태권도를 배운 사람만 5만 명이 넘는다.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것이 힘들기는 했지만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 핀란드의 도장과 한국의 도장의 차이가 있다면.
“핀란드는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개인 도장을 소유하는 것이 힘든 실정이다. 그래서 대부분 학교 체육관을 빌려서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도장을 다니려면 비싸지만 핀란드는 복지시설이 좋기 때문에 돈 없이도 운동을 할 수 있다.”
- 국회의원으로 출마하셨다고 들었는데.
“복지부장관의 추천으로 출마하게 되었지만 낙선했다. 하지만 청소년 인기투표에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내가 출마하기 전에 핀란드에서 한국인이 국회의원에 출마한 적이 없었다. 현지에서는 청소년들이 한국인에게 투표를 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앞으로 출마를 계속하면서 핀란드의 정치를 알아보고 싶다.”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한국과 핀란드의 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것이 가장 큰 계획이다. 한국도 핀란드식으로 바꿔야 한다. 복지가 잘 되어 있는 핀란드를 한국에 널리 알리고 싶다. 그래서 한국을 선진국화 시키고 싶다. 복지가 잘 되어 있는 나라라면 살인, 유괴 같은 것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한국 국민들이 복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잘 지도할 것인가에 대해 깊이 연구한 다음에 무도대학을 만들 계획이다.”
김령선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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