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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속으로] 선수들은 매맞고 욕먹어야 잘한다?지도자들의 현장지도 천태만상
  • 정대길 기자
  • 승인 2007.04.09 12:08
  • 호수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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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싹!’ 결승전 경기가 끝내고 나온 여자선수를 향해 날아가는 가격.
-“뒤져 버려. 그냥 죽어” “따라와 XX새끼야”
-“너, 내가 시합 뛰지 말라고 했지, XX야. 왜 나가냐고 어? 왜 나가 네가. X같은 XX야. 그럴 줄 알았다.”

 잇단 폭행과 폭언에 고개를 떨군 선수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져 나올 듯하다.

-‘토닥 토닥.’ 경기에 패한 선수들의 어깨를 두드린다.
-“그래, 잘 했다. 멋졌다.” “더 연습하자.”
-“네가 이긴 거야.” “오늘은 왜 이렇게 안 되냐.”

경기중 한 여자선수가 부상을 당하자 D고등학교 코치가 달려와 응급조치를 하고 있다.

슬픔도 잠시 곧이어 다음 경기 때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리라는 의지에 찬 눈빛이 반짝인다.

지난 31일부터 5일간 속초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 4회 아시아청소년태권도선수권 대표 최종선발대회에서 종주국 태권도 꿈나무들을 이끌고 경기를 치른 지도자들의 상반된 모습들이다.

여자부 결승 경기 직후 고개를 들지 못하고 한 선수가 코트를 물러나는 찰나 심한 욕설이 들리며 곧이어 찰싹! H고교 감독의 우람한 손바닥이 선수의 뺨을 갈긴다. 수많은 관중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집중된다.

하지만 모두들 아무런 말이 없다. 누구 제지하는 사람도 없다. 얼마 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쓸쓸히 걸어 내려오는 선수.

경기장 내의 일반적인 풍경. 정작 경기장내 대회 관계자들은 그런 사실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도 모르고 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한 선수는 “원래 그 학교가 그래요. 가끔 주변사람들이 말려도 소용없어요”라고 했다.

선수들이 경기에 지고 퇴장하는 통로에서는 선수와 지도자간의 대화의 장이 열린다. 대부분 지도자들의 말은 처음부터 그리 곱지 않다. D고등학교 감독- “뒤져버려, 그냥. 꼴 보기 싫다.” S고등학교 감독- “너 경기장에 왜 들어가니? 왜 갔어?” 험한 욕설에서부터 비아냥거림, 인격모독적인 말들과 차마 글로 언급할 수 없는 말들이 선수들 얼굴로 쏟아진다.

출전한 자식이 대표선수가 되길 간절히 기원하며 응원을 나온 학부모들이 많지만 학교 지도자들의 안중에는 아무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심하게 구타만 하지 않을 뿐이다.

대회에 참가한 모든 학교의 지도자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네가 이긴 경기야. 어깨 펴, 당당히.” “잘 했어. 오늘 좀 안 풀리네” 등의 말들로 힘을 불어넣는 지도자들, 부상당한 선수에게 스프레이를 뿌려주며 진심으로 아픔을 걱정하는 지도자들도 있다.

한 대회관계자는 “아직까지 경기장 내에서 그런 폭력이 발생한다구요”라며 되물으며, “선수들에 대한 직접적인 폭행은 협회차원에서 엄중히 다룰 문제다. 경기장내에서 만큼은 그런 문제가 발생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대길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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