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7.8.17 목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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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습이냐 전통이냐, 졸업반지 꼭 필요해?<기자수첩> 명문 대학 학생회, 1,230만 원 모금

대학의 ‘졸업반지’ 문화는 과연 수십 년간 이어진 전통일까?, 아니면 소속감과 전통으로 꾸며진 ‘악습’일까?

졸업 철이 다가오자 대학 태권도학과에도 잡음이 일어났다.

12,300,000원을 모금한 해당 대학교 페이스북 페이지인 ‘대나무숲’에 태권도 전공생의 불만이 게시되었다.

얼마 전 국내 명문 대학으로 손꼽히는 서울 모 대학 태권도학과 학생회에서는 졸업생 반지를 명목으로 후배들(1~3학년)로부터 1,230만 원을 모금했다.

같은 학교 태권도 시범단은 ‘시범단원 졸업반지’ 명목을 내세워 개인당 107,000원, 총 400만 원을 후배들로부터 모금했고, 따라서 시범단 학생들은 올해에만 최대 207,000원까지 내야 했다.

이번 일은 지난달 28일 해당 대학교 페이스북 페이지인 ‘대나무숲’에 한 태권도 전공생의 고충이 이슈화되며 정황이 드러났다.

당사자인 태권도 전공생은 “과에서 졸업생을 제외한 나머지 학년이 매년 10만 원 가량 돈을 걷어서 반지를 맞추고 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돈을 낸다는 것이 쉽지가 않을 뿐더러 반지 값을 내는 것이 의무처럼 이뤄지고 있다. 이런 악습이 '전통'이라는 단어로 포장이 된다면 안된다”고 글을 통해 밝혔다.

이와 관련, 해당 학과의 K조교는 “이 제도의 문제점과 올해도 모금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내년에는 폐지될 것이다. 그동안 돈을 꾸준히 낸 일부 고학년 학생들도 폐지를 찬성하고, 대안으로 졸업생 모금운동, 졸업반지 물려주기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금에 동참한 C학생회장은 “총 1,230만 원을 모금했다. 개인당 10만 원씩 계좌이체를 통해 받았고, 반지 값으로 따지면 개인당 99,600원이지만 남은 돈은 연말 모임에서 사용하려고 남겨놓았다. 모금한 반지 값은 이미 제작을 요청한 금은방에 송금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도 교수는 졸업반지 문화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태권도학과 A학과장은 “며칠 전 조교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몰랐다. 지금까지는 졸업생들 본인이 직접 반지를 구매하는 줄 알았다”며 발뺌하며 대답을 회피했다.

시범단 동아리를 맡고 있는 J교수는 “교수 임용 당시부터 알고 있었다. 주장 학생과 학생회장을 불러 의미 있는 선물(도복, 띠 등)을 제안한 적도 있지만 ‘하지 말라’고 얘기할 수는 없었다”며, “학생들 사이에는 사명감과 소속감이 분명해 졸업반지 문화를 찬성하는 학생들도 있다. 개개인마다 찬반이 확연하게 갈렸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화는 서울 모 대학뿐 만 아니라 전국 많은 태권도학과에서 전통처럼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K대학의 겨루기 선수단 역시 그동안 약 25만 원씩을 걷어 졸업반지를 제작해왔으며, 전라도의 C대학 겨루기 선수단도 지난해 신입생환영회 회비와 졸업반지를 명목으로 개인당 약 30만 원을 모금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졸업반지’ 문화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게 갈린다. 고학년(3~4학년) 대다수는 당연히 찬성을, 신입생은 생각지도 못한 ‘졸업반지’ 문화에 대해 불만을 갖기 마련이다.

물론 학생들 다수는 ‘졸업반지’ 문화를 찬성한다. 3~4학년이 주로 분위기를 이끌기 때문.

그러나 학생들에게 매년 부담이 되는 액수를 반강제적으로 모금하고, 호불호가 갈리는 ‘졸업반지’ 문화를 꼭 이어가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전통이냐 악습이냐, 의견이 분분한 졸업반지 문화.

논란이 거듭되는 모금이 과연 자랑스러운 전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류호경 기자  hk4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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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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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학부모 2016-12-12 15:59:43

    참된 교육의 문화가 어떻게 이렇게 까지 변질이 되었는지 한심스럽다.
    이번 이런사태에 대해 김영란법을 적용해서라도 없어져야 한다.
    김영란법은 목적이 있으면 처벌이 가능하다. 선배들의 비호속에 후배들에게 강제를 가하는것과 같다고 본다. 각 대학에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본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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