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 남자 대표 팀은 비상(飛上)했고, 여자 대표 팀에는 비상(非常)이 걸렸다.

지난 16일(현지시각)부터 닷새간 캐나다 버니비 빌 코플랜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제11회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

버나비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 여자부 경기 장면.

남자 –45kg급 배준서, -48kg급 목재희, -51kg급 장준, -55kg급 정찬호, –73kg급 이승민의 금메달, -59kg급 최우진, -78kg급 천호현의 동메달까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남자부는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지난 1일, 강화 고인돌체육관서 합동훈련 당시 남자부 김정호 코치는 “금메달 3~4개까지 예상한다. 3학년 선수들이 많이 포함되었다”고 자신감을 밝혔다.

결과는 기대 이상, 경기력과 투지는 물론 남자부는 모국의 발차기를 유감없이 뽐냈다.

특히, 남자부 선수들은 그동안 한국 대표 팀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세레모니와 퍼포먼스, 과감한 공격까지 세계청소년선수권서 압도적인 기량을 펼쳤다.

대표 팀 주장 황연준을 중심으로 뭉친 남자 선수들은 우승 세레모니도 동일하게 할 정도로 화합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경기장에서 증명되었다.

세컨드와 선수들 간에 호흡과 작전지시도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마지막 날 간신히 우승을 차지한 제10회 대회와 비교해도 남자부의 성적은 단연 최고였다.

반면, 여자부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으며 비상(非常)이 걸렸다.

경쟁 국가와 장신 선수만 상대하면 맥없이 무너졌다. 지도자와 선수 간에 호흡도 눈에 띄지 않았고, 단조로운 패턴은 공격적인 외국 선수들을 따라가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무패행진을 이어가던 우승 후보 여자 -68kg급 명미나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었던 준결승에서 경고누적을 제외하면 단 1점도 획득하지 못한 채 무너졌다. +68kg급 윤도희 역시 마찬가지.

유일하게 금메달을 목에 건 여자 –49kg급 김유진(서울체고, 1)도 사실 운이 따랐다. 둘째 날(현지시각, 17일) 8강까지 모든 경기는 중계방송 일정 때문에 1분 3회전으로 치렀다.

1분 3회전 경기는 국내 전국대회에서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다행히 김유진의 금메달과 명미나, 윤도희의 동메달로 종합 5위에는 올랐지만, 한국 청소년 여자부의 국제무대 부진과 경기력 열세 등이 드러나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 여자 대표 팀의 부진 속에 경쟁 국가는 펄펄 날았고, 스타플레이어도 탄생했다.

여자 –42kg급서 금메달을 따낸 이란의 네자드 카테사리 모비나(NEJAD KATESARI Mobina)는 첫 경기인 32강부터 준결승까지 모두 2회전 점수차승을 거두며 월등한 기량을 뽐냈다.

특히, 네자드 카테사리 모비나는 전 경기에서 0실점이라는 진기록과 함께 체력과 얼굴공격에서 발군의 기량으로 이란의 여자 경량급 대표 주자로 기대를 모으게 했다.

또 여자 –59kg급 금메달리스트이자, 여자부 MVP 캐나다의 박 스카일라(PARK Skylar)는 올림픽 메달 기대주로 발돋움했다.

이민 1.5세 박 스카일라(17)는 빠른 발놀림에 이은 앞발공격과 오른발 뒷발 돌려차기가 매우 뛰어났고, 최근 캐나다오픈, 독일오픈 2위, 팬암선수권 3위, 코스타리카오픈 1위 등 이미 시니어무대서 실력을 검증 받아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게 되었다.

경쟁 국가인 이란, 대만, 러시아는 선두권을 지켰다.

비상(飛上)한 남자, 비상(非常) 걸린 여자, 국제 경기력 강화와 차기 청소년선수권을 대비한 체계적인 전력분석과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

류호경 기자  hk4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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