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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대 메인 코트서 기립박수 받겠다!”[이사람] 세계청소년선수권 금메달 이승민
  • 류호경 기자
  • 승인 2016.11.24 16:03
  • 호수 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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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현지시각), 캐나다 버나비서 빌 코플랜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제11회 세계청소년선수권’ 남자 –73kg급 결승전에 오른 이승민(강북고, 2).

결과는 금메달,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결승전이었다.

경기장에 나서고 있는 이승민.

이승민의 주특기 접근전 얼굴공격은 마치 ‘몽키킥’을 연상시켰고, 재미있는 태권도 경기와 2020년 도쿄올림픽을 겨냥한 새 경기규칙이 발표된 시점에서 이승민에게 엄지를 치켜든 관중은 한국 대표 팀 이외에 아무도 없었다.

결승 상대인 러시아의 카르누타 세르게이(KARNUTA Sergey)는 경기 후 심판 판정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수상자 인터뷰를 거부했다.

결국 이승민은 세계 청소년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이미 체력은 바닥이 났고, 별다른 기술도 없던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경기가 끝난 다음날(현지시각, 지난 20일) 한국 대표 팀 관중석에 있는 이승민을 찾았다.

이승민은 “어제 잠들기 전 결승전 영상을 봤다. 깨끗하지 못한 경기라고 생각했다. 특히, 결승전에는 숨 쉬기도 벅찰 정도로 체력이 남지 않았고, 왼쪽 허벅지는 부상을 입었었다. 그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발차기는 한 가지 밖에 없었다”며 전날 경기를 회상했다. 

'제11회 세계청소년선수권' 예선전서 이승민(오른쪽)이 얼굴공격을 성공시키고 있는 장면.

세계청소년선수권 무대는 그동안 국내 경기장과는 너무도 달랐다.

예선 두 번째 경기에 만난 과달루페 갈라스 존 케니 매튜(GALAS Joan Kenny Matthieu)의 전투적인 경기 스타일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8강에서는 신장이 15cm정도나 차이나는 우크라이나의 솔로구브 안드리(SOLOGUB Andriy)에게 경기 초반 고전하며 어렵게 준결승에 올랐다.

이뿐만이 아니다. 첫 경기서 처음 시도한 주특기 발 득점이 영상판독에서 기각됐고, 8강까지는 한 번의 영상판독 카드도 쓸 수 없는 상황.

여기에 왼쪽 허벅지 부상과 피로누적이 쌓이면서 금메달 전망이 밝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그때마다 이승민의 뒤에서 웜업장과 선수 대기실을 오가며 다음 상대를 분석하고, 직접 근육을 풀어주기도, 때로는 강하게 이승민을 압박하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제3회 세계청소년선수권 남자 -59kg급 우승자, 이번 대표 팀 남자 트레이너로 선임된 박순철 코치(강북고, 33).

박순철 코치(왼쪽).

선수에 대한 집중도가 강하고, 승부 욕심이 적지 않아 주변으로부터 질투를 받기도 하는 지도자다. 이번 대표 팀 트레이너로 선임되어 세컨드석에 앉아 남자부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조력했다.

이승민 역시 금메달 획득의 공(功)을 박순철 코치에게 돌린다.

“강북고가 아니었다면 이런 큰 무대를 밟을 수 없었을 것이다. 허벅지 부상과 체력이 부족하니까 자신감이 급격히 하락했다. 그때마다 박순철 코치님이 계셨다. 이렇게 얘기하다보니 초등학교 5학년 때 강북고에 와서 처음 운동할 때가 생각나 너무 기분이 좋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이승민은 강북고 영어교사와 우연히 같은 병실을 쓰게 됐다. 그때 같은 학교 직원이자 은사이기도 한 영어교사의 병문안을 온 박종창 감독(53).

또래에 비해 신장이 월등하고, 순진하면서 의젓한 모습의 이승민을 본 박 감독은 고민 없이 선수 권유를 하게 된다.

세계청소년선수권 정상에 오른 이승민의 대답은 “안 할래요!”였다.

그러나 계속되는 권유로 강북고에 처음 온 초등학교 5학년 소년은 태권도에 빠지고 말았다. 형들의 기합과 웃음, 미트 소리, 지금은 제대로 눈도 못 마주칠 대선배들에게 반말도 할 수 있었고, 운동 후 형들이 사주는 떡볶이가 좋았다. 

칠곡중에서 본격적인 선수생활이 시작했고, 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전국소년체전 2위, 중고연맹 회장기 3위, 협회장기 2위, 문체부장관기 1위에 오르며 메달 맛을 보기 시작했다.

이승민의 세계청소년선수권 금메달 시상식은 막을 내렸다.

남자 -73kg급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승민의 세레모니 장면.

체력의 한계도, 기술의 단조로움도 모두 드러났다. 금메달과 함께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얻고 나온 결승전. ‘몽키킥’ 금메달의 수식어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이승민 본인이다.

“학교에서 뒷차기, 주먹, 뒤후리기 몸통공격 등 많이 연습하고 왔는데 못 보여드려 아쉽다. 연습이 부족했던 것 같다. 다음에는 꼭 지금보다 멋진 모습으로 기립 박수를 받겠다.”

이승민은 캐나다 버나비 빌 코플랜드 스포츠센터에 뚜렷한 각오를 다졌다.

선수생활 6년도 채 넘지 않은 ‘월드챔피언’ 이승민. 마음에 들지 않는 수식어, 듣기 싫은 웅성거림을 보란 듯이 되갚을 이승민의 성장을 기대해본다.

류호경 기자  hk4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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