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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기 드러낸 왼발 테크니션, ‘챈블리’ 전채은[인터뷰] 여자 –62kg급 국가대표 1진, 조선대 전채은
  • 류호경 기자
  • 승인 2016.11.10 15:35
  • 호수 882
  • 댓글 1

“가끔 2017년 세계선수권 얘기가 나오면 ‘못할 것 같아요’, ‘하고는 싶은데...’라고 하지만 사실 간절하게 출전하고 싶다. 예상할 수 없지만,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 않다.”

2016년 여자 –62, -67kg통합체급 국가대표 1진, 조선대의 대들보 전채은(22)이 숨겨놓았던 독기를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평소 철없고, 장난스러운 말투는 온데간데없고, 강렬한 눈빛과 어투로 굳은 의지를 내뿜었다.

2016년 여자 -62kg급 국가대표 1진, 조선대 전채은.

지난 8일, ‘2016년도 전국남여우수선수선발태권도대회’ 여자 –62kg급에 출전한 전채은.

예선부터 골든포인트 승부를 거듭한 전채은은 준결승부터 ‘왜 전채은이 국가대표 1진인지’를 증명하기 시작했다. 경남대 최혜인, 경희대 김은빈을 맞아 주특기 왼발 내려찍기로 승부를 가르며 국내 랭킹포인트 40점을 손쉽게 챙겼다.

타이밍이 빼앗긴 뒷차기, 단순한 박자의 공격은 전채은의 왼발공격에 무참히 무너졌다.

왼발, 특히 왼발 내려찍기가 타고난 선수. 178cm의 긴 다리에서 두 번, 세 번 순간적으로 뻗어 나오는 얼굴공격, 민첩성과 몸통방어가 뛰어나 평균 실점이 적다.

그러나 왼발공격에 대한 약점이 노출돼 상대 지도자들의 작전지시는 늘 똑같다.

“왼발이야. 왼발 두 번째 위로 온다. 왼발만 잡으면 되잖아. 왼발에만 신경 써”

주특기 발을 고집하는 전채은은 개의치 않는다. 전채은은 “이제 너무 많이 들어서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 신경 쓰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경기에 집중하기도 바쁘다”며 승부사다운 모습을 보였다.

또 “고등학교 때부터 상대 선생님들께서 내 ‘왼발’에 대한 작전지시만 하셨다. 그래서 가끔은 오른발도 찬다. 그런데 오른발이 자신 없는 건 인정한다”며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전채은(오른쪽)의 왼발 내려찍기 득점 장면.

활활 타오르지는 않지만 잔잔한 촛불처럼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는 전채은은 강원체고 3학년 시절 전국대회에서 금메달 5개를 따낸 유망주였다.

조선대 진학 이후에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한국 대표선발전 3위, 2015년에는 광주 하계U대회 여자 –62kg급 대표 선수, 2016년 역시 아시아선수권 –62kg급 대표 선수로 선발되는 등 매년 큰 대회서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2016년 국내 대회에서도 메달 행진은 계속됐다. 대통령기(G2), 국방부장관기(G2), 우수대회(G4) 여자 –62kg급서 모두 정상에 올랐고, 현재 고등부, 대학부, 일반부를 통틀어 이 체급 국내 랭킹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당연히 2017년 세계선수권 출전이 유력해보이지만 사실 그렇지만은 않다. 여자 –62kg급에는 유난히 독보적인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에스원 김소희가 꼽히지만 아예 가능성 없는 승부가 아니고, 동아대 정은화, 용인대 문지수, 한현정, 구남보건고 조희경, 한국가스공사 서지은 등 수준 이상 선수는 많지만 1위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마치 맹수(猛獸)가 빠진 사파리 같은 체급, 여자 –62kg급이다.

전채은은 “경쟁자들 모두 껄끄러운 상대들이다. 서로를 너무 잘 알고, 매번 맞붙지만 매번 힘든 경기를 치러야 한다. 대표선발전 역시 예상할 수 없다. 그래서 더 욕심이 난다”고 밝혔다.

능력을 100% 발휘하는 신체조건과 체력, 조용한 선두 전채은에게는 지도자만큼이나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

딸 전채은을 응원하고 있는 아버지 전현우 씨.

바로 아버지 전현우 씨(53).

동료 선수단보다 더 큰 소리로 응원하고, 세컨드보다 큰 박수에, 때로는 작전지시도 내리는 아버지는 전채은의 가장 큰 울타리다.

“고등학교 때부터 한 번도 안 빠지고 시합장에 오셨다. 일부러 시합 날을 안 가르쳐 준적도 있지만 결국 오셨다. 어느 시합이든 지고 나오면 아빠한테 괜히 성질내고, 짜증낸다. 진심은 아닌데 아직도 그런다. 먼 곳까지 응원하러 오신 아빠한테 너무 미안해서, 떠나시는 뒷모습에 너무 죄송해서...”

생업도 뒤로하고 매번 경기장을 찾는 전 씨는 국가대표 딸의 아버지이자, 인생 지도자이자, 5살짜리 어린아이의 투정 같은 쓴 소리를 늘 받아주는 둘도 없는 후원자다.

이제 전채은은 오는 11월 30일 강원도 태백에서 열리는 통합랭킹결정전(G5)서 마지막 점검을 마치고, 세계선수권 한국 대표 선발전을 겨냥한 동계훈련에 들어간다.

전채은에게 2017 세계선수권은 실업팀 입단을 넘어 월드그랑프리 출전도 꿈꿀 수 있는 중요한 외길목이다. 지금 집중력과 상승세를 끌고 간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

숨겨놓은 독기를 조심스레 드러낸 전채은. 결국 ‘왼발’이다. 그 왼발 내려찍기에 가능성을 걸어 본다. 단 1%도 확률이기 때문에.

류호경 기자  hk4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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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채은팬 2016-11-10 15:58:13

    류호경기자님 우리 챈언니 인터뷰 잘 써주셔서 감사합니다잇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먹는다 맞는 말이에요 최공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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