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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북한 시범단 달갑잖은 국내 태권도계
  • 김창완 기자
  • 승인 2007.03.26 13:58
  • 호수 538
  • 댓글 2

장웅 ITF(국제태권도연맹)총재 겸 IOC위원이 다음달 6일 조선태권도위원회(위원장·황봉영) 소속의 북한태권도시범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한다. ITF 사단법인 등록을 축하와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지원, WTF와 태권도 통합논의, 두 차례 시범공연 등이 방문 목적이다.

지난 2002년 9월 대한태권도협회시범단이 평양을 방문해 북한 태권도전당에서 시범공연을 펼친 뒤 북한 시범단이 1개월 후 답방형식으로 서울을 방문한 이후 4년 6개월 만의 한국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굳이 태권도의 인연을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짧은 시간이지만 갈라져 있던 같은 동포가 만난다는 자체만으로도 기쁜 일이다.

그러나 이번 이들의 방문은 국내 태권도계에 그리 달갑지 않은 소식임에 분명하다. 그 이유는 너무나도 명백하다.

WTF(세계태권도연맹)는 물론 KTA(대한태권도협회)를 완전히 배제시킨 상태에서 정부와 ITF 대한태권도협회 둘만의 협의를 통해 결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KTA는 이번 북한태권도시범단의 한국 방문에 대해 전혀 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WTF도 북한태권도시범단이 한국을 방문해 시범공연을 펼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KTA의 결정에 따르기로 내부적인 입장을 정리했다.

국내 태권도인들의 반응도 냉담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정부가 ITF 대한태권도협회를 사단법인 등록을 승인해준 상태이기 때문에 KTA의 역할이 없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이들의 방문 목적이 사단법인 ITF 대한태권도협회 등록을 축하함과 동시에 이들의 영향력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인 만큼 그 장단에 맞춰 춤을 출 필요가 없다는 여론이 거세다.

KTA 김정길 회장도 북한태권도시범단이 공연을 펼치게 될 행사장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북한태권도시범단 일정을 계획한 모 이벤트 기획사가 일정과 장소, 목적 등 공연행사와 관련한 모든 사항을 KTA에 보고하겠다고 했지만 KTA가 이를 완강하게 거절했다.

WTF와 KTA는 남·북 관계를 고려해 이번 북한태권도시범단 한국 공연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ITF 태권도협회가 유도하는 대로 이끌려 가지도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처럼 난처한 상황은 정부가 연출해낸 것이다. 국가가 인정할 수 있는 각 종목별 기구는 하나일 수밖에 없다는 단순한 논리를 정부는 왜 모르는 것일까.

통일부와 문화관광부가 이번 북한태권도시범단 한국 방문을 성사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통일부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WTF와 ITF의 관계 KTA와 조선태권도위원회의 특수한 관계를 잘 알고 있는 문화관광부는 일이 이지경이 되도록 무엇을 했는지 납득이 안 된다.

이번 북한태권도시범단 방문으로 인해 남·북 태권도 관계가 더 악화될 경우 그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창완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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