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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언에 그친 조정원 WTF 총재의 전자호구 약속
“베이징올림픽에 전자호구 도입” 불발
2012년 런던올림픽으로 궤도 수정, 태권도계 반신반의
  • 서성원 기자
  • 승인 2007.03.26 11:33
  • 호수 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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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의 핵심 공약 중 하나는 ‘전자호구 도입’이다. 

그는 2004년 6월, WTF 총재가 된 이후 공식 석상에서 “판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자호구를 도입하겠다”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전자호구를 도입할 것이라고 수차례 공언했다. 그러나 이 말은 지켜지지 않았다. 

<본지>는 조 총재가 전자호구 도입과 관련해 어떤 말을 했고, 어떤 의지를 보였는지 살펴보았다. 

지난 4일 춘천에서 열린 전자혹 국제태권도대회 도중 조정원 총재가 한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 총재는 2004년 9월,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12년 올림픽에서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관중의 보는 재미와 판정의 공정성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며 “판정 시비를 없애기 위해 전자호구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2005년 6월, <연합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이미 개발된 전자호구의 문제점을 업그레이드하는 새 호구를 개발하기 위해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업체와 협의하고 있다"며 전자호구를 도입하는 WTF의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조 총재는 의미심장한 말도 덧붙였다. “전자호구 도입을 검토 중인데 오는 7월 전자호구심의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 및 시연회를 갖고 이후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시범 운영한 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정식 채택할 방침”이라고 공언한 것이다.

조 총재의 이러한 의지는 변함이 없었다. 2005년 7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싱가포르 총회에서 태권도가 과반수(59표)를 확보해 아슬아슬하게 2012년 런던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잔류하자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지금부터 경기 방식과 판정은 물론 홍보, 방송. 마케팅까지 완전히 뜯어고치는 개혁을 가속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말한 ‘판정 개혁’은 전자호구를 도입하겠다는 것이었다.

조 총재는 당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개혁을 완성한 태권도를 선보여야 한다. 심판을 전자호구를 도입해 판정시비를 줄이고 주먹기술을 허용하는 등 박진감을 높이면 미디어 노출도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전자호구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4월, 자크로게 IOC 위원장이 WTF 본부를 방문해 WTF의 개혁 노력에 큰 관심을 나타내자 조 총재는 “로게 위원장은 전자호구 도입과 심판 판정 문제 등 WTF의 개혁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전자호구 도입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한국의 라저스트(LaJUST)사와 전자호구 공인계약을 체결한 후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일련의 개혁프로그램 가운데 심판의 공정성 확보에 가장 신경을 썼다. 불신을 없애고 서로 믿는 풍토를 조성하게 되면 삐걱거리던 수레바퀴는 절로 잘 굴러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심감이 넘쳤던 언행은 2007년에 들어서면서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국제심판 부정 부리, 사무처 내분, 문동후 총장 사퇴 등으로 인해 전자호구 도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못한데다 전자호구 공인 업체가 기술 결함을 완벽하게 보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8년 북경올림픽 때 전자호구를 반드시 도입하겠다”고 공언한 조 총재는 전자호구 공식 테스트 대회를 50일 앞둔 지난 1월, <태권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IOC 오리스(Olympic Result and Information System) 회의에 베이징올림픽에 전자호구 사용 여부를 보고했어야 했는데, 전자호구 테스트 대회 이후 보고하겠다고 잠시 연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전자호구 기술에) 어느 정도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보완해 베이징올림픽에 사용하겠다. 하지만 올림픽에 사용하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반대의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며 의미있는 말을 했다.

이후 조 총재는 지난 4일 강원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전자호구 테스트 대회 형식으로 열린 WTF 전자호구 국제태권도대회 도중 <YTN>과의 인터뷰에서 “베이징올림픽에 전자호구를 도입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촉박하다는 생각이 든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한발 물러났다.

그리고 5일 전자호구 국제태권도대회 평가회의에서 그는 “베이징올림픽 때 전자호구를 도입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자신의 말을 번복했다. “100%가 아닐 때 내놓았다가 더 큰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충분히 더 개발해서 100% 만족할 때 내놓기로 결정했다”고 말해 사실상 베이징올림픽 때 전자호구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렇게 해서 조 총재의 공언은 결국 실언(失言)이 됐다. 하지만 조 총재는 심판 판정의 공정성을 위해선 전자호구가 도입돼야 한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아 앞으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러나 조 총재가 2009년 WTF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어 태권도계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전자호구를 도입하겠다는 그의 말을 반신반의하고 있다.

<조정원 총재 어록>

“공정한 심판 판정을 위해 전자호구를 도입하기 위한 시연회를 열겠다.”(2005년 7월 무토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전자호구는)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시범 운영한 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정식 채택할 방침이다.”(2005년 6월 연합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전자호구 도입과 심판 판정 문제 등 WTF의 개혁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2006년 4월, 자크 로게 위원장이 WTF를 방문한 후)

“전자호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꼭 도입할 것이다. 2007년에 열리는 올림픽세계예선대회에도 적용할 예정이다.”(2006년 7월, 베트남에서 열린 전자호구 시연회가 끝난 후)

“(전자호구 기술에) 어느 정도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보완해 베이징올림픽에 사용하겠다. 하지만 올림픽에 사용하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반대의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2007년 1월, 태권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베이징올림픽에 전자호구를 도입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촉박하다는 생각이 든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2007년 3월, YTN과 인터뷰에서)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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