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태권도협회 관리단체위원회 정재규 위원장(67)이 서울시협회의 구조적, 인적 청산의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오는 10월 1일 서울시협회 정상화를 위한 공청회가 예정된 가운데 정 위원장은 ‘정상화의 밑바탕을 다지지 못하고 치르는 회장 선거는 적폐의 반복이 될 뿐’이라며 신집행부 구성 전 개혁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서울시태권도협회 관리단체위원회 정재규 위원장.

지난 9월 1일 서울특별시체육회로부터 서울시협회 관리위원장으로 선임된 정 위원장이 정상화의 지상 과제로 삼고 있는 것은 서울시협회의 구조적 개혁과 인적 개혁이다.

정 위원장의 표현대로라면 2-30년 묵은 암덩어리를 제거하는 외과의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2-30년 묵은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일이다. 의사가 사람을 죽이면서 암 덩어리를 제거할 수는 없다. 암만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남은 뿌리를 다 뽑지 못하면 상황을 제대로 해결할 수가 없다”며 정상화를 위한 적폐 청산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와 관련 정 위원장은 방만하게 예산을 집행한 서울시협회의 예산 운영을 바로잡아 인적 개혁과 구조적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7개 시도협회 중 가장 큰 시도협회인 경기도협회와 비교해도 기존 서울시협회의 예산 운영은 방만하다는 것이 정 위원장의 판단이다.

현재 서울시협회 사무국은 상봉동과 잠실운동장 사무실로 이원화 되어있고, 약 20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따라서 정 위원장은 현재 사무국 운영의 업무량과 예산 운영 등을 따져 이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굳이 불필요한 곳에 인적, 구조적으로 예산을 사용해 조직사유화의 미끼로 돈을 쓸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다.

정 위원장은 “그동안 서울시협회는 예산사용에 있어 친인척, 제자 데려다 쓰고, 조직사유화 하는데 쓰고 하다 보니 개인독재 혹은 퇴폐와 같은 불건전한 조직이 되어버렸다. 기술심의회 퇴직자에게 5-6,000만원씩 퇴직금을 주는 시도협회가 어디있나. 이것이 다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쓴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조직사유화를 꾀한 것이다. 이사회에서 결정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이사회에 안건을 누가 올렸겠나? 대한체육회 역시 이런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 위원장은 신집행부 구성 전 서울시협회 정상화를 위한 밑바탕을 다지기 위해 회원들을 위한 협회로 거듭나야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서울시협회 사태와 관련해 부정적 이미지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은 서울시협회 일선 회원들을 위한 노력이 먼저라는 것이다.

더불어 그동안 25개 구지회에 지원되었던 예산 역시 반드시 구지회 행정 등에 필요한 예산만 지원되도록 하고, 과거처럼 조직사유화의 연결고리로 사용된 지원은 하지 못하도록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조기 회장 선거 및 신집행부 구성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 쌓인 적폐를 단 몇 개월 만에 해소하고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단순히 선거를 빨리 치러서 정상화를 하겠다는 것은 정상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서울시체육회 입장에서는 빨리 선거를 치러 관리단체인 서울시협회의 문제를 마무리 짓고 싶어하겠지만 나는 그럴 생각 없다. 정상화의 밑바탕을 다지는 것이 먼저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 우려하는 데로 정 위원장이 과연 서울시협회 관리단체위원장으로서 강하게 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내놓았다.

정 위원장은 “사실 현재 서울시협회 사무국은 마지못해 따라오는 입장이다. 과장급 이상 회의를 소집해도 일부러 나오지 않는 사람도 있다. 다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우선 다른 사람들에게 약점 잡힐 일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판공비로 책정된 200만원도 거절했고, 그나마 지급 받은 법인카드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다른 관리단체위원들과 다르게 나는 정통 태권도인이다. 다른 사람들은 빨리 선거 치르고 이 문제에서 손을 떼고 싶을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지금 계획하고 있는 일들을 강하게 추진하고 나갈 것이다”라며 항간의 우려를 일축했다.

한편 정 위원장은 전북 순창 출신으로 조선대와 한양대를 거치며 태권도 선수로 활동했고, ROTC 12기로 3공수 태권도 교관, 1977년 브라질 대통령궁 경호사범, 미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코치, 김대중 대통령 당시 청와대 대통령 경호 특보로 근무한 바 있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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