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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악성루머로 얼룩진 품새 대표 선발전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 교수 임신자
  • 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 교수 임신자
  • 승인 2016.09.09 16:56
  • 호수 0
  • 댓글 26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2016 품새 국가대표 선발전서 벌어진 ‘승부조작 찌라시’ 사태와 관련해 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 임신자 교수가 기고를 보내와 전문을 싣습니다.                            -------------편집자주

 

경희대학교 태권도학교 임신자 교수

2016년 세계 태권도 품새 선수권대회를 위한 국가대표 선발전이 춘천에서 있었다.

“이번은 가능하니?”

품새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코치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선수들을 독려하던 평소 모습과는 다른 표정이다.

“왜? 안돼?” ...묵묵부답...

“그게 아니라... 판정이 늘 불안해요...”

“판정이 어때서? 잘하면 되지.”

아무것도 모르는 타인인 양 되묻는 내말에 스쳐가는 코치의 눈빛에 피해의식이 가득하다. 그도 그럴 것이 국가 대표가 배출된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그렇지? ...” 나도 그 부분에서는 영 자신이 없다.

“교수님들이 가셔야 저희가 힘이 납니다.” 늘 어쩔 수 없는 책임감으로 가게 되는 경기장이다. 당연히 가야한다. 학생들이 평소 갈고 닦은 실력을 겨루는 교육의 장이 바로 이곳인데... 그러나 달갑지가 않다...

“그래! 알았다. 이번에도 파이팅이다!”

20년 전 실업팀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필드에서 한때의 젊은 시절을 보냈다.

열정과 패기로 경기장을 오가던 그 시절, 그러나 첫 올림픽 정식종목이었던 시드니 올림픽 평가전의 편파판정으로 온몸이 피폐해진 이후, 그때 받은 상처가 여전히 심부 깊숙하게 남아있다.

다시는 경기장을 밟지 않으리라는 결심으로 실업팀을 정리하고 경기장을 떠난 지 꽤 세월이 흘렀다. 화해와 치유의 노력으로 이제는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지만 이런 날이 오면 경기장 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부디 평정심을 잃지 않기를...’

그리고...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는 푸시킨의 글귀를 수십 번 되뇌며 다짐한다. 그러나 여전히 의식 저편에서 흔들리고 있는 나의 트라우마는 늘 이성과 충돌하며 심기를 어지럽게 한다.  

대학에 들어온 후, 품새 선수부의 지도교수로서의 책임감으로 경기장에 다시 발을 들여놓았다. 팽팽한 경기장의 긴장감은 늘 한결같다.

최선을 다하는 선의의 경쟁은 살아 숨 쉬는 교육의 장이된다. 그곳은 늘 따뜻한 격려와 배려가 넘쳐난다. 언제 만나도 반갑고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이 지나친 과열로 사리사욕에 눈이 멀기 시작하면 그곳은 더 이상 교육의 장이 아닌 투견(鬪犬) 장으로 변한다. 교육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학생들은 거래의 대상이 된다.     

서로 먹이를 차지하려는 듯, 번뜩이는 날카로운 시선들은 경기장이 아닌 투견 장을 연상케 한다. 한번 퍼진 불신의 바이러스는 지도자로부터 학생에게로, 코치에서 심판에게로 정신없이 안, 밖으로 펴져나간다.

이미 교육의 모습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권모술수와 날조된 유언비어로 서로를 비방하며, 탐욕과 위선으로 가득 찬 군상들의 기민한 움직임과 외침만이 가득하다. 

대회 때 마다 경기장 안은 많은 루머가 떠돈다.

이미 우승 내정자가 정해졌다는 것이다.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는 그 양상이 사뭇 다르다.

첫날 예선을 거치면서 시작된 루머는 급기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올려 지면서 경기장 분위기가 술렁이기 시작한다.

일파만파, 그 위력은 민감한 경기장에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다. 인터넷에 언급된 대상들이 비록 머리글자로 처리되었지만 좁은 이 바닥에 알 사람은 이미 다 알고 말았다.

국가대표를 선발하고 있는 와중에도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이 상황이 일상적 다반사라고 속단하기에는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확인되지 않은 허위루머의 심판대에 오른 팀과 선수에게는 참으로 가혹하고 위협적이다.

공익보다는 사욕이 먼저인 일부 지도자들의 지나친 욕심과 자리다툼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이 됐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 무지한 무모함은 경기장을 더욱 혼탁하게 한다. 

어렵게 쌓아온 40년의 태권도 경기 역사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위기감이 이곳 품새 경기장에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경기장 안에서 자연스럽게 소멸되어야 할 확인되지 않은 악성루머가 심판을 압박하고 경기장을 위축하게 한다.

혼란을 틈타 반사이익을 보려는 누군가의 숨은 의도는 대단히 불순하고 작위적이다.

이번 음해성 유포사건은 말 그대로 루머로 끝났다.

그러나 이 사건을 기점으로 상호비방과 날조된 허위사실들이 앞으로 더욱 기승을 부릴 테고, 그때마다 휘청거리는 경기장 문화의 앞날은 희망적일 수 없다.

더 늦기 전에 인터넷 포탈 관련자와 제보자들의 깊은 반성과 그에 따른 준엄한 심판이 필요한 때이다.

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 교수 임신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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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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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선 2016-09-12 09:55:23

    품새가 좋아 비인기종목임에도 불구하고 몇십년을 운동하며~올림픽에도 없는 운동을 돈들이며 시간들이며~견뎌온 선수들입니다 모든선수들의 꿈이자 로망인 최고대회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들이 잃어나는건 체계에 문제가 있는것입니다 승자도 패자도 인정할수있는 객관적인 체첨방식을 도입하십시요~그것만이 굴욕적인 품새가 각광받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이것은 지도층 많이 할수있는 일입니다 더이상 승부조작이라는 오명을 받지않길 바라며 선발된 선수들 모욕하지마십시요~그들은 죄가없습니다   삭제

    • 선수3 2016-09-10 20:51:51

      세계대회는 페어 단체전이 있다고 들었는데 왜 1명씩만 뽑습니까? 많은선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십시오.. 올림픽도 못나가는 선수들을 잊지마시고 꿈과 희망을 주십시오. 예산이 문제라면 모금운동이라도 하겠습니다....   삭제

      • 선수2 2016-09-10 20:50:03

        대학이 주도하여 선발전방식 공청회를 통해 실력있는선수가 대표가 될수 있도록 선발전개혁을 이루어주십시오. 힘없는 선수들의 편이 되어 주십시오...   삭제

        • 선수1 2016-09-10 19:52:08

          협회에서 경찰에 신고해서 확실히 대처할수 있도록 서명운동을 해야할것 같습니다. 이건은 대학교수님들이 앞장서 주시면 빨리 진행되지 않을까요?~교수님^ 이런선발전이 합리적이며 공정하다 생각하십니까?   삭제

          • 익명 2016-09-10 18:13:05

            진정성있는 글에 조금이나마 위안이됩니다 언젠가는 승자와 패자 모두 결과에 대해 웃는 날이 오리라 믿고싶습니다   삭제

            • 1-1번 2016-09-10 17:51:30

              에 대한 처벌과 진정한 사과를 요구한다. SNS에 글을 올린 게시자는 공개되어 사과문이 올라왔지만 읽은 사람들은 알아시피 그저 자기잘못을 조금이나마 피해가려는 움직임으로만 보여진다. 그동안 노력했던 선수, 지도자, 부모님들께서 더 힘들어히지 않았으면   삭제

              • 1번 2016-09-10 17:47:44

                소문으로 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결국 찌라시가 되어 사실처럼 변해버렸다.
                2년에 한번 개최되는 WTF국가대표 선발전은 2년동안의 결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다. 악의를 가지고 했던, 정의를 가지고 했던 결과적으로 봤을때 과정은 중요하지 않게 되어버렸다. 누구하나 노력하지 않았다고 얘기할 수 없을만큼 모두 선수들이 노력한 땀방울이 무의미해지고, 제자들의 꿈을 이루어주기위한 지도자들의 목소리, 아낌없는 응원과 서포터를 해준 선수들의 부모님도 가슴아픈 기억이 되어버렸다.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중요하겠지만 이번 찌라시   삭제

                • 이번계기로 2016-09-10 17:29:39

                  품새선수들을 자신들의 사리사욕과 돈벌이 수단이 아닌 진정한 태권도의 미래의 희망으로 봐주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대한태권도협회와 윗사람들이 나타나주길 바랍니다.
                  선수들의 땀을 혓바닥 몇번 놀리는 것과 똑같이 평가해주지 않는 좋은 모습이 보이길..   삭제

                  • 무도인 2016-09-10 15:48:17

                    개인의감정을 이렇듯 기사화까지된다는건 문제가있다고봅니다 태권도역사에 편파와 비리만있었다면 지금까지 유지가되었을까싶네요   삭제

                    • 선수 2016-09-10 15:09:36

                      아시안게임에 들어가서 무너지는것은 어쩔 수 없는 기정 사실이다. 마치 밑빠진독에 물을 붓는거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번대회를 계기로 대한태권도협회에서 이번대회만큼은 제대로 진상조사를 하여 이번 선발전을 더럽게 만들고 선수들에게 피해를 입힌 사람들을 색출하여 제대로된 징계를 하여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해서 내실을 다지는 첫 걸음이 된다면 우리 품새는 앞으로 더더욱 발전할 것이며 충분히 가능성있고 부끄럽지 않은 태권도 품새가 될 것이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품새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 하며 이번 대회만큼은 제대로된 진상조사를 해주시길..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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