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호가 국가대표 선수가 된 것은 자신의 기량과 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응원, 그리고 득점 강도를 높인 대회 규정 등 운이 만들어낸 것으로 생각한다.”

단국대 태권도부를 총괄하고 있는 김영인 교수의 말이다. 3년 전, 단국대 태권도학과 교수로 부임한 후 침체에 빠진 태권도부를 정상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김영인 교수를 지난 14일 천안 단국대 캠퍼스에서 만났다.

김영인 단국대 태권도학과장

-2007년도 국가대표 선수선발 최종대회에서 단국대 고준호가 주위의 예상을 깨고 라이트급에서 우승했다. 현재 기분이 궁금하다. 

“단국대 태권도부는 오래 전에 창단됐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대표 선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말 기쁘다. 지난해 체급을 올려 라이트급으로 뛰면서 성장세를 탔다. 이종선, 진동환 코치와 화합을 바탕으로 사제 간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이룬 3년간 노력의 결과다.

‘네가 가지고 있는 것 중 단 몇 개만이라도 극대화시키자’, ‘물러서지 않는 경기운영능력을 키워라’라고 한 나의 지도철학을 잘 따라와 준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태권도부 발전을 위해서라면 전국대회 금메달 출신의 선수를 스카우트해야 할 텐데. 

“수차례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도 대학과 실업팀에 와서는 오히려 기량이 늘지 않는 선수들이 많다. 각종 금메달로 포장된 선수보다도 발전 가능성이 있고 조금만 기술을 보완한다면 발전할 수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우리에겐 잠재된 능력과 성실함을 갖춘 선수가 필요하다.”

-학교 측에서 태권도부에 대한 지원과 관심은 어느 정도인가. 

“선수들의 안전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회가 끝난 뒤 학교 측의 배려로 선수들의 부상 부위를 무상으로 치료해준다. 선수들을 위한 기숙사 제공과 장학제도도 좋은 편이다.”

-태권도부 선수들도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운동이 위주가 돼서는 안 된다. 전반적인 학과 공부와 그중에서도 매일 두 시간씩 영어수업시간을 필수로 하고 있다. 오전 7시부터 9시, 오후 6시 30분부터 8시까지 학과 자체적으로 영어 스터디를 운영하고 있다. 태권도학과 전체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지금은 학생들 스스로 공부에 높은 열의를 가지고 있다.”

- 여자 선수들을 육성할 생각은 없나. 

“남자 선수들을 집중 육성할 생각이다. 현재 상황에서 여자 선수를 키운다면 혼란만 생길 것이다. 남자 선수 16명 정원이 모두 채워지면 2010년부터 여자 선수들을 육성할 계획이다.”

-앞으로 태권도학과를 발전시켜 나갈 구체적인 방안이나 계획을 설명해 달라. 

“해외인턴 사범 추천을 통해 졸업생들의 세계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 여기에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영어 학습능력의 신장으로 단국대학교 태권도학과 학생들의 문·무 양성에 힘을 기울일 것이다. 또 그동안 많은 관심을 갖지 못했던 태권도시범단과 품새 전문 인력 양성을 활성화해 태권도학과의 균형적인 성장을 이룩하겠다.”

정대길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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