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법인 국기원 3기 신임이사 및 신임이사장 선출을 안건으로 상정한 국기원 임시이사회가 예상대로 무산의 수순을 밟았다.

3년 만에 다시 국기원에 똥물이 뿌려졌고, 국기원 근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홍문종 이사장은 결국 ‘국기원 임원 선출 등에 관여하지 않고 떠나기로 결심했다’는 입장을 국기원 사무처를 통해 전달하고 되돌아갔다.

임시이사회장이 예정된 제2강의실 밖에서 시민단체와 원로들이 이사회를 막고 홍문종 이사장을 비난하고 있는 장면.

지난 3일 오현득 원장을 선임한 홍문종 이사장이 신임 이사 선임과 신임 이사장 선출 이사회에서 토사구팽 당했다는 평가다.

더불어 이날 이사회를 방해한 시민단체를 자처하는 이들이 홍 이사장 임기 만료 13일 전 임명한 오현득 원장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 임기 하루 전 개최되는 신임이사 선임 및 신임이사장 선출에 대해서만 반대해 그 배경에도 의혹이 일고 있다.

15일 오전 11시, 국기원 임시이사회가 제2강의실에서 예정되었으나 시민단체를 자처하는 이들과 태권도 원로를 자처하는 이들의 난입과 똥물 투척으로 무산되었다.

이날 이사회는 이미 파행과 성원미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홍 이사장이 자신의 측근인 김철기 감사를 이사로 추천, 이어 정관을 개정해 부이사장으로 앉힐 것이라는 이야기가 이미 확인되었고, 오 원장 역시 자신의 친정체제 구축을 위해 동상이몽에 접어들었다는 소문이 국기원 안팎에 파다했다.

예상대로 시민단체와 원로를 자처하는 이들이 임시이사회가 예정된 국기원에 등장했고, 집회와 난장판을 벌이며 이사회 개최를 막았다.

원장실에 모여있는 것으로 알려진 오현득 원장과 김현성 연수원장, 임윤택, 안병태, 김상천, 윤상호 이사에 홍 이사장까지 더해 7명으로 성원은 가능했지만, 이미 이사회장 바깥 복도에 똥물이 투척되었고, 시민단체 및 원로를 자처하는 이들이 입구를 봉쇄하며 이사회 개최는 물 건너갔다.

이어 이사회 개최 예정시간에서 약 40여 분이 지나 홍 이사장이 ‘태권도인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사회를 열어 신임 이사 선임과 후임 이사장 선출을 마무리하려 했습니다. 후임자에게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 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습니다. 그러나 많은 태권도인들께서 후임자에게 맡기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주심으로써 본인은 더 이상 국기원의 임원 선출 등에 관여하지 않고 떠나기로 결심 하였습니다”는 내용을 전했다.

한편, 이날 국기원 이사회 무산은 예견된 사고, 혹은 잘 짜인 한 편의 코미디라는 평가다.

국기원 이사회장 바깥 복도 벽에 투척된 똥물 자국.

이와 관련 국기원은 지난 3일 이사회가 끝난 후 브리핑에서 이사 4명과 사무처장으로 구성된 신임이사 전형위원회를 구성, 원장과 이사장에게 보고 후 이날 이사회에 상정시켜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형위원회가 실제로 가동되지 않아 이번 이사회가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더불어 이날 이사회에 아예 오지 않은 모 이사의 경우 “이사회 참석을 두고 오현득 원장에게 물어봤으나 ‘오라고도, 오지 말라고도’ 하지 않아 안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이사회 무산이 의도된 것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렸다.

특히, 이사회를 방해한 시민단체를 자처하는 이들은 지난 3일 원장으로 선임된 오현득 원장에게는 애써 화살을 돌리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여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국기원은 차기 이사회 개최에 대해 미정이라고 밝혔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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