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 신개념 태권도를 추구하는 사단법인 한국태권도교육개발원 태비태권도에서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29일(1박2일) 금강산에서 '2006 태비태권도금강산발표회'(현대 아산 후원)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옛 신라의 화랑들이 수려한 절경을 찾아 화랑도(태권도)를 수련하며 씩씩한 민족의 기상과 굳은 절개를 다짐했던 것처럼, 다양하고 기묘한 1만2천개의 봉우리, 바위들이 어우러진 금강산의 설경을 바라보는 400여명의 회원과 수련생들의 표정에서도 강인한 열정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태비태권도 회원들과 수련생들, 그리고 부모님들은 2006년의 마지막 달을 금강산이라는 특수하고 한정된 장소에 모여 멋지게 마무리 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때마침 행사일정에 한파가 몰아붙였지만, 금강산 발표회에 참여한 태비태권도 수련생들의 뜨거운 열정과 강한 정신력 앞에서는 영하20도의 혹한도 녹여 버릴 수 있었다.

첫날 각 체육관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남측CIQ를 거쳐 통행검사, 북측 CIQ통행검사를 받으며 다소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같은 한민족임을 확인하고 동질성을 느낀 후부터는 긴장감이 사라지고 친숙감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남측 군 경계선이 끝나면 육로관광 차량들만 북으로 향하는데, 몇 분에 불과한 짧은 거리를 이동하니 바로 북한측 군인들이 보인다. 이 짧은 길이 뚫리는데 50년이 넘게 걸린 것을 생각하며 감회에 젖어본다. 북쪽의 마을 풍경은 우리의 50~60년대 풍경을 떠오르게 한다. 그 넉넉지 않은 모습에 마음 한편이 짠해지고, 평상시에 관심과 애정이 많지 않던 사람이었지만, 그들과 우리가 같은 민족임을 다시 느껴본다.

점심식사 후 관동팔경의 하나로 이름난 삼일포 호수를 방문한 후 하루의 피곤함을 말끔히 씻어버리기 위해 특별히 마련된 금강산 온천장에서의 시간에는 알몸을 자에 맡기고 잠시 지친 눈을 감아본다. 이마는 솔숲을 지나온 바람이, 몸은 땅 밑에서 솟아 들끓는 물살이 살갗에 포근히 와 닿는다.

전에 내린 눈을 바라보며 즐기는 온천욕의 즐거움은 평생 수련생들 가슴에 남을 것 같다. 온천욕 후 숙소로 돌아온 태비태권도 수련생들은 내일 있을 금강산 등정에 기대 부푼 가슴을 안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따스하고 편안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햇살이 금강산을 환하게 밝힌다. 6시에 기상한 태비태권도 수련생들은 간단히 새벽운동을 하고, 아침식사 후 금강산 대장정의 준비를 마쳤다. 눈이 쌓인 금강산을 오르기 위해 아이젠을 모두 착용한 태비태권도 수련생들의 대열이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각 체육관별로 어린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까지 남다른 각오로 금강산의 층암절벽과 기암괴석을 구경하며 감탄을 자아내며 오르고 있었다.

오르는 중간에 북측 안내원들의 모습을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는데, 북측 안내원들은 󰡐북측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태권도를 필수적으로 한번쯤은 배운다.󰡐 라고 말하였다. 이 말을 전해들은 태비태권도 수련생들은 태권도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한가득 느낄 수 있었고, 남측, 북측을 통틀어 민족의 자랑 태권도를 소중히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외금강을 대표하는 구룡연 코스를 정복하고 정상에서 통일을 염원한 외침은 평생 태비태권도 수련생들에게 잊지 못할 귀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소중한 추억과 비장한 각오를 가슴에 안은 태비태권도 수련생들의 금강산발표회는 일반적인 관광이 아닌 통일 체험학습으로서의 수련활동이 되었다. 다른 곳이 아닌 북측 금강산에서 태비태권도 수련생들이 태권도발표회를 실시하여, 통일을 염원하는 장이 되었던 것을 더욱 뜻 깊게 생각한다.

이번 발표회는 평화통일의 주역이 바로 우리나라의 국기 태권도를 수련하는 수련생 자신들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현석 태비태권도 본부장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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