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태권도협회 전현직 9명의 임원 및 직원이 부정승단에 따른 업무방해, 승부조작에 따른 업무방해, 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되었다.

잇따라 대한체육회가 서울시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기 위한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부정승단에 따른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시협회 임 전 회장(63)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태권도 비리'에 연루된 서울시협회 전현직 임원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임 전 회장은 전 부회장 오모씨(65), 협회 전 부회장 선 모씨(58)와 공모해 2011년 3월 허위 승단심사로 태권도 경력이 없는 임 전 회장의 사위 이모씨에게 1단을 부여했다. 검찰은 국기원의 승단심사를 위계로 방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임 전 회장 사위)이씨는 일반 직장인으로 태권도와 무관한 사람"이라며, "임 전 회장이 사위를 협회에 취업시키기 위해 승단심사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승부조작 의혹에 연루된 서울시협회 간부 5명 역시 재판에 넘겼다.

서울시협회 기술심의위원회 심판위원장 노모씨(55) 등 3명은 2013년 5월 전국체전 고등부 서울시 대표선수 선발전에서 특정 선수를 떨어뜨리기 위해 부당경고를 남발하는 등 조직적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했고 해당 선수는 경고 누적으로 반칙패 했다고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당시 승부조작 의혹은 해당 선수의 아버지가 승부 조작 사실을 폭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어 기술심의위원회 의장 김모씨(64) 등 2명은 2013년 7월 열린 추계태권도대회 품새 단체 4강전에서 협회 임원의 자녀가 다니는 B고교가 우승하도록 편파판정을 공모한 혐의다.

또한 고등학교 태권도부 코치 채용청탁 명목으로 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서울시협회 사무차장 진모(45)씨도 불구속 기소되었다.

단,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임 전 회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이 무혐의 처리했다. 이과 관련 임 전 회장은 2014년 10월 협회 운영 과정에서 임원 40여명에게 활동비 11억 9000여 만원을 부당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전문위원 임무와 관련돼 지급되는 것이었고 횡령·착복 단서를 확인할 수 없어 무혐의 처분했다"고 전했다.

수년을 끌어온 서울시협회에 대한 검찰 조사가 불구속 기소로 가닥을 잡자 대한체육회는 서울시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기 위해 나섰다.

지난 20일, 대한체육회는 서울시협회의 관리·감독 기관인 서울시체육회에 이와 같은 내용을 공문으로 전달했다.

대한체육회는 정관 제11조와 회원종목단체 규정 제36조에 의거 승부조작과 단체운영 관련 범죄사실로 다수의 임직원이 기소되는 등 정상적인 조직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할 때 관리단체 지정을 요구할 수 있다.

서울시체육회는 이달 말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며, 관리단체 지정 여부를 30일 이내에 대한체육회에 보고해야 한다. 지난 2014년 서울시체육회는 대한체육회의 서울시태권도협회 관리단체 지정 요청을 이사회에서 거부한 바 있다.

한편, 서울시협회 관리단체 지정이 본격적인 물살을 타자 서울시협회 노동조합(위원장 정연준)이 반박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협회 노동조합은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조사가 마녀사냥식으로 이루어졌다며, 기소자들의 경우 현재 서울시협회 임원이 아니고, 대한체육회 관리단체 지정 규정이 개정되면서 소급 적용 할 수 없다는 점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문체부, 대한체육회 및 검찰이 수년을 끌어온 서울시협회 비리 조사에 대한 법적 절차 및 관리단체 지정의 마지막 수순에 들어가고, 서울시협회가 이에 반발하면서 향후 서울시협회를 둘러싼 태권도계 정국이 요동칠 전망이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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