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진흥재단(이하 진흥재단)이 병신년(丙申年)에도 다양한 국내기관과 연이은 업무협약 체결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진흥재단은 지난달 5일 한아세안센터와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국악방송, 육군사관학교, 인도네시아태권도협회, KBS 미디어, 형설 EMJ, 영산대학교까지 올해만 총 6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 태권도진흥재단과 육군사관학교, KBS 미디어, 형설 EMJ, 영산대학교의 업무협약식 장면.

업무협약 관련 보도자료는 태권도 전문 언론은 물론 전북, 그리고 무주 지역까지 각종 언론에 기사화되고 있다.

지난해 역시 총 21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 각 기관 핵심역량을 활용해 태권도 진흥과 태권도원 활성화에 힘쓰겠다며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지금 추세로 봤을 때 한해 50개가 넘는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진흥재단은 손을 맞잡은 각 기관들의 핵심역량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을까? 또한 업무협약 보도자료와 비교해 실질적 업무를 통해 얻은 성과는 얼마나 될까?

지난해 12월, 비수기 기간으로 썰렁한 겨울을 보내는 듯 했으나 동계 전지훈련지 유치로 활기를 띄었던 태권도원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동계훈련 중 교정기를 착용한 선수가 훈련 중 잇몸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고, 상황이 급해 진흥재단에 요청했지만 의료 지원을 받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11월, 진흥재단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119안전재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태권도원 내 응급상황 발생에 대해 대책이 없었다.

당시 진흥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양 기관의 ‘핵심역량’을 활용해 국민의 안전문화 확산과 태권도 진흥 및 발전을 도모하기로 협의했고, 우리 시대에 필요한 안전 문화가 확산・정착되도록 공동의 노력을 다 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속은 없고, 오로지 실적을 쌓기 위한 업무협약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1일에도 영산대학교 재학생들에게 태권도원 현장실습 기회와 취업정보 등을 제공한다고 약속하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영산대 측은 신입생 OT, 학부생 MT, 교직원 워크숍 등 교내 행사를 태권도원에서 개최해 활성화를 도모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취업 문제는 영산대 재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많은 태권도학 전공생들이 취업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진흥재단과 업무협약을 맺은 대학교 재학생들만 현장실습 기회와 취업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는 것인가?

태권도원 현장실습과 취업정보는 모든 태권도학 전공생들에게 필요하다. 보도자료를 통해 영산대 신입생 모집을 부추기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공익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눈코 뜰 새 없는 태권도진흥재단.

올 한해 핵심역량을 동원해 태권도 진흥과 태권도원 활성화를 위해 함께 힘쓸 수 있는 기관들과 업무협약은 하되, 실질적인 업무를 통해 공익과 수익을 모두 잡기를 기대한다.

류호경 기자  hk4707@naver.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류호경 기자
• hk47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