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禮를 잃으면 죽고, 禮를 얻으면 산다.”

공자는 일찍이 '禮'란 것은 선왕(先王)께서 天道를 법 받아 人間의 감정(感情)을 다스린 것이기 때문에 '禮'를 상실한 자는 죽고, 체득한 자는 살 것이다. (공자 왈 부례선왕이승천지도이치인지정고실지자사득지자생 : 孔子曰 夫禮先王以承天之道以治人之情故失之者死得之者生)”라고 자유(子遊)라는 제자에게 극단적 발언을 한 바 있다.

김봉곤 몽양당 청학동 예절학교 훈장

'禮'란 한 글자를 두고 이처럼 생사(生死)를 운운하는 파격적 언급을 한 사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공자께서는 또 다시 '禮'는 반드시 하늘에 근본해서 땅에 펼쳐져 있고, 귀신에 열거되어 있으며, 상례(喪禮), 제례(祭禮), 사례(射禮), 어례(御禮), 관례(冠禮), 혼례(婚禮), 조례(朝禮), 빙례(聘禮) 등에 까지도 통용되고있기 때문에 성인(聖人)이 禮로써 모두에게 펼쳐 보이는 것이고, 그러기에 천하국가(天下國家)를 바로(正) 세울 수 있다” 라고 덧붙여 말했다.

"'禮'란 것이 하늘의 道를 이어받아 사람의 정(情)을 다스렸다" 라는 말을 다시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天道’라는 것은 이치(理)이고, '理'라는 것은 곧, 인간이 이어받은 성품(性)인 것이다.

'人情'이란 역시 인간의 칠정(七情)인 감정(感情)이기에 선악(善惡) 으로 나눠지는 것이고, 그 情이 '善惡'으로 갈라지기 쉽기 때문에 人情을 '理性'으로 통제해서 악을 선으로 변화시키는 주된 역할이 곧'禮'의 사령(使令)이란 것이다.

경행록「景行祿」이란 책에도 “물을 제어하려면 반드시 제방으로 해야 하고, 사람의 성품을 제어하려면 반드시 예법으로써 해라. (제수자필이제방 제성자필이예법 : 制水者必以?防 制性者必以禮法)”라고 쓰여 있다.
'禮'란 것이 천지만물, 인간만사에 귀속되지 않은 것이 없으며, 그 모든 것들은 인간의 '情'인 사리사욕을 견제해 인간 본연지성(本然之性)인 '天理'를 보존하려는 방패역할의 규정(規定)들인 것이다.

인간들이 '禮'의 조건들을 하나씩 실천해 나갈 때 비로소 우리사회는 순리(順理)대로 살게 될 것이고, 순리대로 살아갈 때 질서가 정연해지고, 질서가 정연해질 때 평화를 누릴 수 있고, 평화를 누릴 때 우리 곁에 행복이 찾아오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성군(聖君)들은 '禮'로써 '天下'를 다스렸던 것이다.

“하늘을 순히 하는 자는 살고, 하늘을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순천자존 역천자망 : 順天者存 逆天者亡)”라고 한 말 역시 공자의 말이다. 결국, 하늘의 이치가 인간에게 있고, 그것을 잘 간직하고, 보존하지 못한다면 인간의 '道理'를 상실한 꼴이 되니, 이 어찌 살아있다 한들 산 사람이라 할 수 있겠는가!?

김봉곤(본지 전문위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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