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의 명함 이대훈이 그랑프리시리즈 통산 3번째, 그 중 맨체스터서 2번째 우승을 재현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통산 세 번째 그랑프리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대훈

남자 -68kg급 올림픽랭킹 3위 이대훈은 랭킹포인트 40점을 챙기며 벨기에의 자우드 아찹을 끌어내리며 2위로 올라섰고, 12월 멕시코시티 그랑프리파이널 결과에 상관없이 2016 리우올림픽 진출 9부 능선의 마침표를 찍었다.

맨체스터 리저널 아레나((Manchester Regional Arena)서 막을 올린 2015 월드태권도그랑프리 맨체스터Ⅲ 첫날인 16일(현지시각), 이대훈이 시상대 맨 위에 다시 섰다.

이대훈은 첫 경기인 16강전서 랭킹 16위 미국의 테런스 제닝스를 맞아 1,2회전 오른 앞발로만 10점을 뽑아내며 3회전 17대 5 점수차승으로 몸을 풀었다.

이어 8강전서는 질긴 라이벌인 랭킹 4위 스페인의 호엘 곤잘레스 보닐랴를 맞아 1회전 뒤차기 몸통 공격으로 3대 3 동점에 성공하며 팽팽한 승부를 예고했다. 3회전 밀고 당기는 스텝 싸움으로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던 5대 5 동점에서 이대훈은 오른발 몸통 공격에 이은 주먹 공격, 그리고 오른 앞발 머리 내려차기를 호쾌하게 성공시키며 11대 6으로 승리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 상대는 랭킹 9위 한국의 김훈. 이대훈은 지난 8월 모스크바 그랑프리시리즈Ⅰ 결승전서 숨막히는 골든포인트 승부 끝에 김훈에게 패하며 첫 패배를 맛본 바 있다.

1회전 초반, 김훈이 먼저 적극적인 공세를 보였으나 첫 득점은 이대훈의 주먹에서 나왔다. 이어 2회전 김훈이 몸통 공격에 성공하며 1대 1 동점, 다시 주먹 대 주먹이 격돌하며 2대 2 동점 상황에서 4대 2로 이대훈이 앞선 가운데 3회전에 돌입했다.

3회전은 그야말로 추격과 역전, 그리고 재역전의 숨 막히는 승부가 펼쳐졌다. 시작과 동시에 김훈의 왼발과 이대훈의 오른발 머리 공격이 연달아 오갔고, 8대 6으로 이대훈이 리드한 상황에서 김훈이 뒷차기 몸통 공격으로 9대 8 역전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대훈의 왼 뒷발 몸통 공격과 경고 감점으로 10대 10 동점서 다시 이대훈의 왼 주먹 공격이 성공하며 재역전의 명승부가 펼쳐졌고, 최종스코어 12대 11로 이대훈이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 상대는 무섭게 떠오르는 이란의 19세 신예 아볼파즐 야고비 조이바리.

지난 8월 모스크바 그랑프리시리즈Ⅰ서 러시아의 알렉세이 데니센코브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4강에 오른 아볼파즐은 이 대회 이후 기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서는 테크닉의 황제인 랭킹 6위 터키의 세르벳 타제굴과 일전을 벌여 기술과 기세가 격돌하는 화끈한 경기 끝에 22대 22 동점으로 골든포인트서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 이대훈과의 첫 일전에 관심이 쏠렸다.

맨체스터 그랑프리시리즈 남자 -68kg급 우승을 차지한 이대훈(왼쪽)의 결승전 경기 장면.

1회전은 아볼파즐의 우세였다. 아볼파즐은 세르벳 타제굴과의 준결승 때와는 다른 반대자세를 잡으며 왼발을 뒤로 숨겼고, 오른 앞발 연타로 먼저 득점에 성공하며 3대 1로 리드했다.

그러나 2회전 이대훈이 서서히 역전의 시동을 걸었다. 이대훈은 빠른 몸통과 사나운 머리 공격을 갖춘 아볼파즐을 상대로 머리 공격을 노리며 한계선 쪽으로 상대를 몰아붙였고, 결국 오른발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며 4대 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3회전 상대적 장신의 이점을 살린 머리 공격으로 활로를 찾은 이대훈은 아볼파즐의 머리를 길게 따라 들어가는 내려차기 공격을 다시 성공시켰고, 왼발 몸통 공격과 경고 감점으로 10대 4까지 점수를 벌렸다.

아볼파즐 역시 오른발 머리 공격으로 이대훈의 머리를 두드렸으나 다시 이대훈이 뒤로 빠지는 아볼파즐을 오른발로 따라가며 머리 공격에 성공, 이어 상대를 마지막까지 몸통 공격으로 몰아붙이며 최종스코어 16대 7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대훈은 맨체스터 그랑프리시리즈 우승을 재현하며 랭킹 2위로 올라섰고, 리우올림픽 진출 9부 능선을 넘어섰다.

이 체급 랭킹 1위 러시아의 알렉세이 데니센코브는 16강 첫 경기 리드 상황에서 사타구니 부상을 입으며 기권했다.

이대훈에게 패한 랭킹 9위 김훈은 랭킹 8위 멕시코 아벨 멘도자가 초반 탈락하며 현 시점에서 랭킹포인트 역전에 성공, 11월 랭킹 기준으로 출전하는 멕시코시티 그랑프리파이널 진출의 가능성을 높였다.

남자 +80kg급서는 랭킹 2위 우즈베키스탄의 드미트리 쇼킨이 우승과 함께 랭킹포인트 40점을 챙기며, 같은 나라의 랭킹 1위 자수르 바이쿠지예브를 2위로 끌어내리는데 성공했다.

준결승서 이란의 오미드 아미디를 맞아 9대 5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한 드미트리의 결승전 상대는 랭킹 11위 쿠바의 라파엘로 까스틸로.

라파엘로 역시 이번 대회서 월등한 신장과 화려한 회전 공격, 그리고 순발력을 앞세워 승승장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은 쉽게 승부가 나지 않았다. 회전 공격과 빠른 스텝으로 라파엘로가 먼저 득점에 선취하며 우세한 듯 했으나 3회전 경고감점으로 동점이 이루어지면서 골든포인트에 돌입했고, 골든포인트서는 드미트리의 오른 주먹 공격이 가까스로 득점에 성공하며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드미트리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랭킹 1위에 올라서게 되었으며, 라파엘로는 24점을 얻는데 그쳐 11월 올림픽랭킹 8위까지 출전하는 멕시코시티 그랑프리파이널 자력 진출이 무산되었다.

남자 +80kg급 우승과 함께 랭킹 1위로 올라선 드미트리 쇼킨(오른쪽)의 결승전 경기 장면.

남자 +80kg급에 동반 출전한 올림픽랭킹 5위 한국의 차동민과 13위 조철호는 16강전서 모두 점수차패를 당했다.

32강전서 점수차승을 거두고 16강전에 오른 차동민은 랭킹 11위 쿠바의 장신 라파엘 까스틸로를 맞아 1회전 초반 왼 앞발 싸움서 기습적인 얼굴공격을 허용, 2회전 왼주먹으로 추격을 시도했으나 거듭되는 머리 공격에 속수무책 점수를 허용하며 13대 1로 점수차패했다.

조철호 역시 32강전서 슬포베니아의 이반 트라즈코비치를 상대로 빠른 스텝과 파워로 오른발 머리 공격과 빠른 발 공격으로 가볍게 승리하고 16강전에 진출했으나 우즈베키스탄의 드미트리 쇼킨을 맞아 머리공격과 뒷차기 몸통공격에 대항하는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3회전 16대 4 점수차패했다.

그러나 차동민은 이체급서 랭킹포인트서 5위권을 유지 그랑프리파이널 진출이 확정되었으며,  조철호는 아쉽게 그랑프리파이널 진출의 기회를 손에 넣지 못했다.

여자 -67kg급 우승은 랭킹 3위 프랑스의 나이레 하비에게 돌아갔다.

나이레는 결승전서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랭킹 7위 터키의 타타르 누르를 맞아 빠른 스테과 받아차기 몸통 공격으로 우세를 점하며 최종스코어 3대 1로 승리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나이레는 이 대회 우승으로 랭킹 2위 대만의 치아 치아 추앙을 제치고 랭킹 2위로 올라섰다.

이 체급서는 랭킹 5위 한국의 오혜리가 출전, 준결승전서 타타르 누르에게 6대 5로 아쉽게 패하며 동메달을 차지했다.

맨체스터 그랑프리시리즈Ⅲ 이틀째인 17일(현지시각), 영국이 자랑하는 키킹 슈퍼스타인 여자 -57kg급 제이드 존스가 출전하며, 한국은 랭킹 9위 김소희가 멕시코시티 그랑프리파이널 진출을 위한 8위 합류를 위해 일전에 나선다.

남자 -58kg급서는 부동의 랭킹 1위 이란의 파르잔 아수르자데 팔라흐가 출전하며, 랭킹 2위 한국의 김태훈, 그리고 랭킹 7위 차태문이 나선다.

여자 +67kg급에서는 한국 팀 맏언니 이인종이 노장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출전한다.

<맨체스터=양택진 기자>

맨체스터=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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